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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쓴 은수의 일기
<아이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기록해 두셨다가
훗날 전해 준다면 좋은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
은수는 31개월째 아입니다
둥이 남매인데 둥이 은찬이가 9월5일 서울 큰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해서 은수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은찬이 병때문에 서울에가서 있거던요
2010년 9월17일 금요일
어린이집에 다녀 올때 은수는 놀이터에서 놀다가 가자고 한다
오늘은 송편을 만들었다고 예쁜 봉지 주머니에 넣어 왔다
벤취에 앉아 할머니 하나 은수 반개 할아버지 하나 맛있다
3시에 택시 타고 버스 타고 순천 할머니 집--
며칠 비워둔 집에 오니
웬지 심란하고 헌집이라는 생각이<할아버지 생각>
옛날 정은이가
할아버지 집은 왜 뿌시가 졌느냐 라는 질문 답이 있었구나
헌집이라니까 --밤 변기통에 뭐가 묻었다고 은수 지적에 청소
참 영특한 아인데---
은수 할머니 은혜 어떻게 갚을련지--
은수 가끔씩 하는 이야기
"아침에 자고 나면 엄마가 와서 있으면 좋겠다"
"은찬이가 걱정된다"라고 어른스런 입에 붙은 말인지
2010년 9월19일 토요일
E-마트에 은수 추석 옷도 사고 크,레파스 스케취북도 사고
은찬이와 영상 통화도 하고 점심은 짜장면도 먹고
하루 보냈다
은수 그림 잘 그린다 할머니도 감탄 한다 네모 그려 논거 보고
낮에 목욕 머리를 안감으려고 앙탈 할머니 할아버지 합동으로
머리 감기다 밤에 정은이 언니와 통화 은수 많은 위로 받았다
2010년 9월19일 일요일
은수 처음으로 잠을 잘 잤다
어제 엄마와 두번 영상 통화<은찬이 포함> 정은이 언니와 통화
그래서 스트레스가 해소된거 같다
어젯밤 엄마와 영상 통화시
오늘산 티를 입은걸 보고 엄마가 은수옷 멋있다
했는데 ---통화 끝내고 옷을 벗으면서 안 입는 다고 한다
빨아서 은찬이 줘야 한다고 했다
할머니 깜짝이다 세살 먹은 놈이 속이 다
들었다고 놀라워 한다
아침 나절에 순천역에 가서
기차 구경 호도과자 사서 먹고 "업으바" 하고 '걷고"
오전중 은수 잘 넘겼다 오후에는 그림그리고 --
2010년 9월 20일 월요일
핸드폰으로 영상 통화를 하고 엄마와 통화하고
은찬이 만나고 아빠 이야기하고
은수 스트레스 풀려 잠을 푹 잔다
밤에 귀저기도 차고 이제 적응이 많이 됐나 보다
올 어버이날 엄마 은찬이 은수가 그려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린 카네이숀
그림이 떨어 졌다고 할아버지 문책하는 은수
- <문에 붙여두었는데>
아침에 할아버지랑
시청 공원에 다녀 오고 할아버지 안경 잃어버렸다
밤 언니가 안 온다고 기다리는
잠도 안 자고 은수 다 큰 아이가 됐다
열시 가까이 돼서 언니 일행이 도착 반가워 한다
울면서 할머니집에 온 시은이에게 정은 언니가 한소리 하니까
은수가 하는 이야기
왜 작은 언니를 괴롭히냐고 묻는다 참 은수 이제 다 컸네
2010년9월 21일 화요일
날씨 무척 덥다 31도라니 여름 날씨다
서울엔 폭우가 내려 물난리가 났다고 뉴스가 꽉차고
은수 시은이 할아버지랑 강변에 구경 가는 길에
시은이가 하는 말
"할아버지 경비 아저씨들이 어디 있어요"
여긴 주택지라 경비가 없지" 은수가 끼어 든다
우리 아파트에는 경비 아저씨가 많이 있다고 한다
말로는 한축끼는 은수다
강변으로 해서 매실 물 마시고 집에 도착 정은이가
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은수 시은이 함께 놀다가 은수 넘어져 다쳤다 약을 바르고 --
은수 아빠와 통화 할때 언니가 나를 괴롭혔다고 말한다
<넘어진 탓이 언니 때문>
은수 노는 재미에 낮잠을 못 잔 탓에 밤에 칭얼 댄다
일곱살 시은이도 우는데 세살 은수가 안 울겠느냐고요--
2010년 9월22일 수요일
정은이를 큰 언니 시은이를 작은 언니 은수 깍듯이 부른다
큰 언니 작은 언니란 말을 누가 가르쳐 줬는지--
정은이 하고 잘도 어울리며 이야기하며 다니는걸 보고
할머니 대견해 한다
오후 정은 언니 식구 대전으로 떠나고
할머니 어린이집 때문에 내일은 광주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은수대답 "어린이집은 공부를 안 가르치니까 안가도 돼"라는
말에 할머니 어이쿠--
밤에 은수 신나서 춤을 추고 노래 하고--
순서는 안 맞지만 "새벽에 토끼가"
노래를 열창 한다
2010년 9월23일 목요일
아침 식사시간 김치가 "매울"까 봐서 김치를 먹은 은수에게
물을 마시라고 권하니 은수 하는 이야기 물 마시면
김치 맛이 없어져요 라고 --이제 추석이 마무리 되어 간다
할아버지 오후에 크레파스를 사다 주었더니
스케치북은 왜 안사왔느냐고 묻는다
밤에 은찬이와 영상 통화 "나비 코네" 라는
은찬이 말에 입을 삐쭉 거린다
<지난번에 넘어져 코를 다쳤는데
상처가 딱지지니 나비 콧구멍같이 됐다>
이 일기는 은수가 학교다녀 글읽을줄 알때 읽어보라고 할아버지가
사실대로 써서 보관합니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있는아침중에서>
출처 : 아름다운 5060
글쓴이 : 구예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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